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인문

안티 혹은 마이너

() 해외배송 가능

기본 정보
도서명 안티 혹은 마이너
저자 지유철 지음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11,000원
발행일 2004년 02월 05일
사양 368쪽 | 510g
ISBN 9788989824213

김규항, 이명원, 진중권, 홍세화, 박홍규... 마초들이 판치는 사회에, 꿈쩍도 않는 문학권력에, 사회귀족의 나라에 돌을 던지는 이들이다. 안티 혹은 마이너라 불리는 우리 사회 12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터뷰의 형식을 사용하고 있기에,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인간 냄새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자 : 지유철

색을 또렷하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려서 품었던 화가의 꿈을 접었다. 멋진 지휘자가 되고 싶다는 두 번째 꿈과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님의 뜻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총신대에 들어가 음악을 공부했다. 교단장 금권선거에 연루되어 양심선언을 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기독교 NGO 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윤실에서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던 교회개척운동에 한계를 느낀 뒤 함께했던 동지들과 교회개혁실천연대를 창립하는 일에 동참, 사무국장 일을 맡고 있다. 에 에세이 소설『데오빌로의 로마』통신'을 연재했고, 지은 책으로『요셉의 회상』이 있다.

    안티 지식인 12인의 인터뷰집

    지식인이 한결 같이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는 안티세력으로 남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식인이 받아들여야 하는 지식체계는 대부분 당대의 이념을 반영한 것이며, 그러한 지식체계를 받아들인 지식인은 주류 권력 주변을 맴돌기 쉽다. 역사적으로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던 많은 지식인 조차도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 시대와의 불화를 팽개치고 안티세력이었던 자신의 이미지를 재산으로 기성 권력에 투항하거나 자신이 기성권력의 핵심이 되어 부패하곤 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시기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어왔다. 한 때 사회의 안티세력이 되기는 쉽지만 변함없이 사회의 안티세력으로 남아있기 어려운 것은 당대의 이념체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지식인의 본질적인 속성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식인의 속성상 사회의 안티세력으로 남는다는 것은 투철한 자기부정을 의미한다.
    이 책은 필자가 진보적인 기독교 잡지 [복음과 상황]에서 ‘지유철의 선택과 옹호’라는 이름으로 3년간 6개월간 연재해왔던 인터뷰 중에서 안티 지식인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 펴낸 것이다. 이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사회적 안티세력으로 남아있으면서 마이너리티를 옹호하거나, 오히려 시대가 바뀌면서 더욱 사회개혁적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지식인들이다.


    이들을 알면 우리 시대의 키워드가 보인다

    김동춘 / 고은광순 / 홍성담 / 오한숙희 / 진중권 /
    홍세화 / 박홍규 / 김진석 / 김규항 / 이명원 / 고종석

    이 책에 실린 인터뷰이들은 펜과 예술로 기성권력에 도전하는 다윗들이다. 이 책에는 저서를 통해 역사적 야만의 뿌리를 규명하는 한편 참여연대와 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에서 실천운동을 겸하고 있는 사회학자 김동춘, 호주제 폐지와 부모성 함께쓰기 운동 그리고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여성운동가 고은광순, 21세기를 저항과 명상으로 관통하고자 하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민중예술가 홍성담, 아줌마에게 덧씌워진 추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수다를 사회의 무기로 바꾸어놓은 오한숙희, 불량한 정치판을 바꾸고자 하는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 풍자를 무기로 저들의 권력을 초라하게 만드는 진중권, 영원한 사병으로 남고 싶어하는 아웃사이더 홍세화, 자유 자치 자연을 주창하는 르네상스적 지식인이자 아나키스트인 박홍규, 세상을 초월(뛰어 넘다)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부대끼며 포월(기어서 넘다)하고자 하는 철학자 김진석, 인간의 존엄을 위해 자본과의 싸움을 그치지 않는 김규항,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학계의 부패한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이명원, 불순함과 마이너리티에 대한 순결한 옹호자 고종석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안티세력임과 동시에 우리 시대의 모순을 가장 첨예하게 엿볼 수 있는 키워드다.


    정신적 알몸을 보여주는 인터뷰의 진수

    “이렇게 진지한 인터뷰는 처음 해보았다. 매우 좋았다.”
    ―DJ.DOC

    “선생같은 인터뷰어는 처음 본다.”
    ―고은광순

    위 말은 인터뷰를 한 그룹 DJ.DOC(이들의 인터뷰는 이 책에 실려있지 않다)와 고은광순의 말이다. 이것은 자신의 내면 깊이 고인 채 빠져나오지 못하는 말들을 흘러내리게 해준 인터뷰어 지유철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데 있어서 인터뷰어의 색깔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시사문제에 대한 견해를 듣는 인터뷰라면 인터뷰어의 색깔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터뷰이의 보다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인터뷰라면 문제는 다르다. 인터뷰어의 태도와 분위기에 따라 인터뷰이의 대답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터뷰어인 지유철은 사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뇌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인터뷰이들로 하여금 동류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인터뷰이들은 그 앞에서 자신의 정신적 알몸을 보여주었다. 그는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조금의 꼼수도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인터뷰를 하기 전에 인터뷰이에 대한 기사만이 아니라 인터뷰이가 쓴 책을 거의 모두 읽고 가는 성실한 사람이다. 그는 그 작업을 2달에 한번씩 지난 3년 6개월 동안 해냈다. 그는 기교없는 성실성을 바탕으로 다른 인터뷰어들이 할 수 없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는 매우 겸손한 사람이다. 인터뷰이는 질문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그 말을 듣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인터뷰어의 필수덕목이다. 그는 인터뷰어에게 꼭 필요한 남의 말을 잘 듣는 귀와 태도를 갖춘 사람이다. 그는 녹취한 테잎과 메모장을 정리할 때도 혹시나 인터뷰이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해칠까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무기교의 기교는 그의 인터뷰의 핵심이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인터뷰이들의 신념 뿐 아니라 곤혹의 그림자까지 끌어낸다.


    소통과 연대를 위한 인터뷰

    이 인터뷰는 폐쇄적인 기독교인들이 건전한 비기독교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보다 건강해져야 한다는 필자의 절실한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교회개혁운동에 젊은 날을 바친 필자다운 기획이었고, 연재된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인터뷰의 내용은 시종일관 무겁고 진지하다. 그것은 아마도 필자 자신이 기독교와 비기독교의 경계에서 세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구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인터뷰 과정을 통해 진보적인 비기독교인이 보수적인 기독교단 보다 훨씬 ‘하나님의 길’에 충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한 각성은 그가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소 철학적인 인터뷰

    이 인터뷰집이 다른 인터뷰집과 다른 점은 인터뷰이들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이 책은 시사문제와 인터뷰이의 삶에 초점을 맞춘 다른 인터뷰집과는 다르다. 이 책은 인터뷰이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터뷰이들의 철학을 알려면 인터뷰이가 쓴 저서를 읽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사람이 추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글이다. 글이 정련되어 있는 질서를 보여준다면 말은 다소 산만하지만 사람의 인격적 태도와 실존 그리고 정신이 혼연일체가 된 실감을 전달해준다. 말은 글이 못다하거나 하지 못하는 아우라를 포함한다. 그것이 글이 아닌 말이 가지는 장점이고 인터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는 이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은 인터뷰이들의 실천 동력이 무엇인지를 충실히 전달해주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철학이다.
    이 책은 매우 철학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인터뷰집들과는 다르다. 인터뷰어는 적은 말수로 인터뷰이의 고인 말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 지유철, 그를 빼놓고는 인터뷰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자신의 깊은 내면을 스스럼없이 보여줄 수 있는지, 처음 보는 인터뷰어 앞에서 어떻게 눈물을 보일 수 있는지(고은광순)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