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인문

카뮈를 위한 변명

() 해외배송 가능

기본 정보
도서명 카뮈를 위한 변명
저자 박홍규 지음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8,800원
발행일 2003년 05월 20일
사양 287쪽 | 366g
ISBN 9788989824152

알베르 까뮈는 작가 이상이다. 독자들은 그의 소설 속 부조리에 열광하고, 담배를 문 그의 사진에서 차라리 지적인 제임스 딘을 발견한다. 부조리는 그 자신에게도 있다. 『이방인』의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어머니가 거기 살기 때문'에 알제리의 독립에 반대한다. 전공인 법학은 물론, 음악, 미술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왕성한 저작 활동을 해온 저자는 까뮈의 모순 속에 살아있는 '반항적 지식인'을 발견한다.

저자 : 박홍규

1952년 생으로 일본 오사카 시립대학에서 공부했다.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 법학자로서 하버드대 인권연구소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영남대학교 법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저자는 전공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철학적, 예술적 영역을 넘나들며 르네상스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저작으로 영국의 사상가인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를 다룬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스페인의 교육순교자인 페레의 평전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등이 있으며 예술가의 삶을 다룬 『내 친구 빈센트』, 『오노레 도미에-만화의 아버지가 그린 근대의 풍경』, 『자유인 루쉰』, 『베토벤 평전 : 갈등의 삶, 초월의 예술』 등이 있다. 그 외에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번역, 소개했다.

    카뮈 탄생 90주년

    카뮈는 전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소설가이며 희곡작가, 연출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의 전 작품이 모두 소개되었으며, 수많은 불문학자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그의 반항적 기질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수많은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곤 했으며, ‘부조리’라는 말은 곧 카뮈의 문학과 카뮈 자신을 말하는 동의어처럼 쓰였다.
    그런데 카뮈 탄생 90주년을 맞는 올해, 저자는 카뮈가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은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사회주의자이며, 한때 공산당원이었던 카뮈의 작품은 피카소의 작품 <조선의 학살>이 금지당하던 시절에도 당당히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었는데, 그 이유가 카뮈의 삶은 가려지고 문학에 대한 환상을 불문학자들이 심어준 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카뮈의 문학과 삶에 대한 재평가가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

    카뮈의 대표작인 『이방인』의 배경을 식민지 조선으로 옮겨놓으면 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즉,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 청년이 어느날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애인과 정사를 나누다가 해변에 나가 햇볕이 따갑다는 이유로 조선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작품에는 그 정당성이나 식민지의 삶 등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카뮈의 작품을 해설하는 어떤 것에서도 이러한 ‘현실’에 대한 평가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서양의 오리엔탈리즘과 동양의 옥시덴탈리즘을 지적한다. 서양우월주의와 서양을 무조건 숭상하는 옥시덴탈리즘의 절묘한 결합 때문에 카뮈는 우리나라에서 과대포장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카뮈는 그에 사로잡힌 수많은 불문학자들이 과대평가한 수혜자인 것이다.

    왜곡된 카뮈의 삶과 문학

    저자 박홍규에 따르면 카뮈는 평생 사회주의자의 입장을 견지한 사람이다. 한때 스승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으며, 스페인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며 스페인의 아나키스트들을 존경했다. 그러나 카뮈는 정작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작가인 사르트르나 보부아르 등에게서는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모든 사회주의자들이 소련을 찬양하고 있을 때 카뮈는 홀로 소련공산당을 비판했고, 모든 진보주의자들이 카뮈가 살고 있는 알제리의 독립을 외치고 있을 때 역시 홀로 독립을 반대했다. 이 계기로 많은 동료들이 카뮈의 곁을 떠났다.
    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 즉 사회주의자인 카뮈가 프랑스 식민지의 독립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택한 사실은 카뮈의 다중적인 인간관, 세계관을 드러내준다. 이 점이 카뮈의 문학과 삶을 이해하는 데 장애를 주는 것인데, 저자는 그것이 카뮈의 아나키스트적 성격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