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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아니다 : 프란츠 파농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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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나는 내가 아니다 : 프란츠 파농 평전
저자 패트릭 엘렌 지음 | 곽명단 옮김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11,000원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사양 304쪽 | 441g
ISBN 9788989824008

"나는 흑인이다. 또한 백인이다." 흑인해방운동의 선봉에 선 혁명가의 선언 치고는 퍽이나 유하고 어딘지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다. 프랑스 식민 치하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국적을 버리고 알제리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식민지 해방 후에는 아프리카 연합국 건설을 꿈꾸었던 혁명가, 정신과 의사이자 민족주의 사상가,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성서처럼 여기던 책의 저자. 프란츠 파농은 일생 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잃지 않았고, 그의 정체성에 대한 처절하도록 진지한 사색과 열정이 '검은 예수'를 낳았다. 실존의 탐구와 영혼의 참된 해방에 바쳐진 그의 짧은 일생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정녕 "그는 누구인가?"

저자 : 패트릭 엘렌

사회연구를 위한 새로운 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할렘의 외래 진료 정신병원에서 일했다. 프랑스와 베네주엘라에서 살았으며 유진 랭 칼리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프란츠 파농은 누구인가

    프란츠 파농은 1925년 프랑스 식민지 마르티니크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났다. 그는 위대한 정신분석학자, 심리학자이며 제3세계해방이론을 세운 사회철학자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했던 실존주의자이고, 장 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트 까뮈, 리차드 라이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였다.
    프랑스 국적을 버리고 알제리 독립투쟁에 헌신한 혁명가였으며 전 아프리카의 연합국가를 건설하려 했던 이상주의자이다. 그는 사회주의자였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자라고 하기는 힘들다. 흑인해방운동과 이론에 많은 영향을 준 선각자로서 그의 사상은 독자적이었다.
    알제리민족해방전선(FLN)에 지도적 이론가로서, 임시혁명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가나 주재 대표와 콩고의 혁명가이자 첫 수상 파트리스 루뭄바의 고문을 지냈고,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흑인간에 연대감을 드높였다. 파농은 그토록 열망했던 알제리의 독립을 3개월 앞두고 36살의 나이로 백혈병으로 사망하였다.

    저서에 『검은 피부, 하얀 가면(Peau noire, masques blancs)』『대지의 저주받은 자들(Les Damne de la terre)』『아프리카의 혁명을 위하여(Pour la Revolution africaine)』 등이 있다.

    이처럼 격렬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삼은 사람은 역사이래 없었다

    나의 육체여! 나를 끊임없이 회의하는 인간을 만들어다오! ―프란츠 파농

    이 한마디 절규는 프란츠 파농의 모든 것을 압축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식민지에서 태어난 흑인이었던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자랐다. '나는 프랑스인이다, 우리는 골족이다'라는 왜곡된 교육을 받았고, 일기장에 '나는 볼이 발그레해져서 집으로 돌아갑니다'라고 쓰면서 자랐던 것이다. 이러한사회정치적 환경은 그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하였다.
    피부색이 좀 더 희거나,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거나, 프랑스의 문화를 잘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만 계급상승의 길이 열렸으므로 식민지 원주민들은 백인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싶어했다. 검은 피부를 가진 흑인들은 누구나 흰 가면을 쓰고 싶어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파농은 프랑스군에 자원 입대해 나치에 맞서 싸웠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맞서 싸우는 것에는 흑인과 백인의 구별도, 민족과 국가의 구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파농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흑인에대한 온갖 멸시와 천대뿐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의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사유는 점점 정치하게 확립되었던 것이다.

    억압받는 세계에 대한 정체성을 드러내준 파농

    제3세계가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자신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를 통해서이다. ―장 폴 사르트르

    파농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는 자신이라는 한 존재가 아니라 집단으로 확대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흑인의 정체성과 제3세계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독자적인 것이다. 그의 이론을 접하고서야 많은 흑인들이 자신의 처지에 눈을 떴고, 제3세계 역시 자신의 처지가 서구제국주의와도, 소련의 제국주의적 사회주의와도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현대인들의 정체성 혼란

    우리 사회의 정체성 혼란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 자신을 거짓으로 드러내면서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인양 행동하는가 하면, 머리를 금발로 물들이고 높은 코와 긴 다리를 가지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위한 행위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백인추종주의에 영합하는 것이 되고 만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인간은 도구화되면서 인간관계의 붕괴도 급진전되고 있다. 전통적인 인간 관계망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낳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시기에 프란츠 파농의 삶은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하나의 전범으로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