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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세기 러시아 예술 문화의 대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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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은세기 러시아 예술 문화의 대화성
저자 최진희 지음
출판사 써네스트
정가 15,000원
발행일 2022년 10월 15일
사양 192쪽 | 148*210mm
ISBN 9791190631587
문학의 황금 시대를 넘는 문화의 은세기 러시아를 말한다
19세기 초 러시아를 문학의 황금시대라고 불린다. 당시에 수많은 러시아 작가들이 문학의 황금기를 꽃피웠을 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러시아 문학의 위대함을 알렸다. 
그리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는 문화의 은세기를 맞이한다. 이 책은 은세기 러시아 문화의 특징에 대한 연구를 망라하여서 정리하였다. 
이 시기의 문화는 모든 문화의 대화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이다. 즉, 서로가 서로에 의존하고 서로가 서로를 빌리고 서로에게 전달하고 하는 과정들이 폭넓게 일어나는 시기이다. 상징주의, 아크메이즘, 미래주의 작가들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이 그것을 대변하고 있다. 
 
<예술 세계
은세기 예술 문화의 예술 양식 간의 ‘대화’를 선도한 것은 젊은 예술가 그룹 <예술 세계(Мир искусства)>였다. 1898년 <예술 세계>는 세르게이 댜길레프가 조직을 담당하고 알렉산드르 베누아를 수장으로 한 문화 인사들과 일단의 화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예술 세계>가 중심이 되어 동명의 전시회를 조직하고 동명의 잡지를 간행하며 러시아 문화에 새로운 예술적 에너지를 제공하였다. 예술세계인들은 회화, 건축, 음악, 디자인과 시의 창조적 종합을 실현하고 예술의 유기적 결합을 완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연구하며 예술적으로 실천하였다. 이 책에서는 <예술 세계>의 미학을 전통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발레 뤼스
바그너의 종합예술론의 영향을 받았던 은세기 예술가들은 오페라와 발레와 같은 종합예술 장르에 주목하였다. 특히 예술세계인들은 춤과 음악, 문학과 미술, 의상과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종합한 종합 예술로서의 발레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다길레프를 중심으로 안무가 미하일 포킨과 뱌츨라프 니진스키, 음악가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의상과 무대 디자인에 알렉산드르 베누아, 레온 박스트 등 당대의 최고 예술가들이 러시아 발레를 서구 무대에 선보였다. <예술 세계>의 2기 활동이라 할 수 있는 <발레 뤼스(Ballets Russes)>의 활동을 살펴본다. 
 


최진희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에서 <이반 부닌의 소설 “아르세네프의 생애‘. 장르 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은세기 러시아 문화,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콘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예술이 꿈꾼 러시아 혁명>(공저), <나를 움직인 이 한 장면: 러시아 문학에서 청춘을 단련하다>(공저), <러시아 인문 가이드>(공저)를 펴냈고, <첫사랑>(투르게네프), <유년시절. 소년시절. 청년시절>(톨스토이), <감찰관>(고골)등을 번역했다. 

    ‘예술의 종합’은 예술 양식 고유의 경계를 넘어 타 양식과의 적극적인 ‘대화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예술가들 사이의 다면적인 관계에 의해서 탄생한 ‘예술의 종합’은 예술의 본령을 지키면서도 타 예술 장르 진입에 대한 두려움에 짓눌림 없이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든 예술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문학이 미술 언어와 만나고, 회화가 문자 언어를 만나는 방식으로 실현되었고 때로는 문학가, 음악가, 화가 등이 공조할 수 있는 종합예술 장르에 대한 모색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세기말의 불안과 재앙의 예감, 다가올 변화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는 이 시기에 러시아 문화는 그 어느 시기보다 풍성한 문화를 꽃피웠다.
    9쪽
     
    <예술 세계>에는 다양한 화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다양한 전문적 준비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세계 핵심인물들은 형상적 해결에 있어 방법론과 원칙에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미 완성된 전통을 원천으로 삼았다. 예술세계인들은 실사작업에 큰 의미를 두었다. ‘상상’을 그려냄에 있어서도 이들은 주관적인 인식과 객관적 지식 사이의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33쪽
     
    광선주의는 대상의 재현에서 해방되려는 움직임으로 시작되어 궁극적으로는 묘사하는 모든 대상을 삭제하고 오로지 회화의 원형적인 색과 기하학적 요소만이 그림으로 남게 되는 추상 회화의 초기의 한 갈래이다. 추상회화는 회화에서 조형적 요소 즉 평면에서 빛과 그림자의 도움으로 물체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동시에 원근법적 수단을 이용한 건축적 요소의 배제를 특징으로 한다. 한스 제들마이어에 의하면 이러한 ‘순수’ 회화의 특징은 새로운 차원에서 옛날 회화 형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순수’ 회화는 원근법과 3차원의 공간감 및 공간의 조각적 양감이 만드는 깊이 등을 알지 못하였던 시절의 회화와 닮아 있다는 것이다. 라리오노프는 자신의 선언문에서 이러한 ‘순수’ 회화의 특징을 ‘아름다운 동방’ 혹은 민족적인 것으로 규정하며 이것이 자신의 예술적 지향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62쪽
     
    <발레 뤼스>의 댜길레프가 가진 ‘예술의 종합’의 목표는 청각적이고 시각적으로 뛰어난 공연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댜길레프와 베누아가 바그너의 ‘종합예술론’으로부터 배운 것은 효과적이면서 감각적인 통일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음악적 힘과 시각적 힘을 결합시키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회화, 건축, 음악, 조형예술과 시의 창조적 종합의 가능성을 극장 예술, 특히 발레에서 발견하였다. 무용수들의 춤과 음악, 분장과 의상, 무대 디자인과 문학이 통합된 매체인 발레는 시각적 통일성과 완전한 조화를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장르로 간주되었다. 
    탁월한 기획자이자 조직가 댜길레프, 혁신적 안무가 포킨, 천재적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뛰어난 화가이자 무대 디자이너 베누아와 박스트의 <발레 뤼스>는 예술세계인들의 예술관과 미학관, 창작 방법론을 계승하여 발레 장르를 뛰어난 종합예술 장르로서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 
    98-99쪽
     
    미래주의자들은 책의 내용과 형식 등 전통적인 책 개념 자체에 대한 전복적 태도를 과시하였으며 시각성을 중심으로 책의 개념적 통일성을 모색하였다. 책을 하나의 유기체, 앙상블로 만드는데 있어서 이전에 간과되었던 시각적 층위들, 즉 표지, 서체, 페이지 디자인, 삽화 등이 미래주의 책에서는 단순히 기능적인 차원을 벗어나 의미 표현에 주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술가는 아담처럼 세계를 새롭게 보고 모든 것에 그 이름을 부여한다’는 크루초니흐의 언급처럼 미래주의자들의 언어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는 모두 독자의 지각의 평범한 자동성을 파괴하고 독자와 관객 모두에게 지적인 노력과 정서적 분발을 촉구하였다. 
    132-1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