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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문

케르베로스, 하데스의 지옥문을 지키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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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케르베로스, 하데스의 지옥문을 지키는 개
저자 모리스 블룸필드 외 지음/ 김성균 옮김
출판사 써네스트
정가 14,000원
발행일 2022년 6월 25일
사양 208쪽 |148*210*12mm
ISBN 9791190631488

이 책은 비교신화학, 민속학, 예술역사학 분야의 위대한 학자들 4명의 4편의 글을 모아서 만든 책이다.  
제1편과 제2편은 개의 이중성격과 결부된 내생관념의 윤곽을 보여주는 글들이다. 비교신화학에 이바지하려는 제1편은 그리스로마 신화와 고미술품들 및 문학작품들에 나오는 케르베로스와 북유럽 신화와 인디아 신화에 나오는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개들을 고찰한다. 제2편은 범위를 더 넓혀서 서양의 신화와 설화 뿐만 아니라 동양의 신화와 설화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개의 모습들을 살펴본다.
개의 이중성격은 대체로 죽음 쪽으로 치우쳐 상상된 듯이 보인다. 케르베로스는 망혼들의 세계나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하데스 또는 플루토의 개이다. 이 책의 제3편과 제4편에서는 바로 이런 케르베로스의 주인겸 서식지라고 여태껏 상상된 하데스 또는 플루토가 고찰된다. 서양에서 하데스 또는 플루토는 망인들의 혼령들, 즉 망혼들이나 망령들이 거주한다고 상상된 저승 또는 지하세계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하데스 또는 플루토도, 특히 장소場所로서 상상되면 개와 비슷하게, 이중성격을 구비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그곳은 순전한 지옥이 아니라, 현생에서 선행했거나 선업善業하여 명복과 복락을 누리는 망혼들의 처소와, 현생에서 죄행罪行했거나 죄업罪業하여 징벌당하는 망혼들의 처소가 공존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제3편과 제4편에서는 그 근거와 내용을 보여준다. 
 
 
고대 인류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계의 지배자의 수족을 저승개로 표현하였다.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와 전설은 거의 100%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대로마시대와 고대그리스시대의 세상은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의 분류가 극명하였을 것이다. 즉, 세상은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로 나뉜다. 그리고 그 지배하는 자의 수족들은 자신이 지배를 당하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배를 당하는 자를 공격한다. 즉, 지배자의 가축으로서 그는 지배당하는 자가 겁을 먹게 만들거나 투쟁하도록 투쟁심을 돋군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배자를 지킨다. 그것은 바로 야수성의 다른 모습이다. 바로 케르베로스는 가축성과 야수성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개에게도 똑같이 있는 것이지만 지배자들의 수구들에게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애완늑대 또는 반려자칼 또는 가축여우로서의 개
서양의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와 설화들, 미술품들, 문학작품들뿐 아니라 인디아 신화와 이집트 신화에서도 개(犬)를 이른바 저승 — 죽음의 세계, 사후세계, 내세, 내생 — 과 연결하여 상상한 인간들의 관념이 발견된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케르베로스는 이런 관념을 인상적으로 예시하는 듯이 보인다. 저승 또는 지옥의 정문을 지키는 대가리 두 개 또는 세 개 또는 여럿을 가진 문지기개(수문견守門犬) 케르베로스는 서양에서 하데스나 플루토 같은 저승제왕 또는 지옥신地獄神을 보좌하는 맹견이라고 상상되었다.
이런 상상과 관념은 개의 이중성격에서 파생한 듯이 보인다. 개는 어쩌면 지구상에서 야생성 및 야수성과 가축성을 겸비한 유일한 동물종일 것이다. 그러니까 개는 사실상 애완늑대나 반려자칼이나 가축여우일 수 있다. 사냥개, 경주견, 인명구조견, 마약감시견, 투견 따위도 개의 이중성격을 역력하게 예시한다. 개의 이런 이중성격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예컨대, 어스름(황혼녘과 새벽녘)을 가리키는 “개의 시간과 늑대의 시간 사이” 같은 시간개념을 낳았을 뿐 아니라, 종래에는 낮과 밤, 해와 달, 삶과 죽음, 저승과 이승, 현세와 내세, 현생과 내생처럼 짝진 개념들에도 개를 결부하는 관념을 형성해온 듯이 보인다. 케르베로스를 위시하여 서양의 설화들과 문학작품들에 나오는 개들과 인디아 신화에 나오는 개들도 그리고 이집트 신화와 현대 문학작품 등에 나오는 개들 모두 이렇게 짝진 개념들과 결부되는 개의 이중성격과 그것에서 파생하는 관념이다.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데스 또는 지옥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개가 한 마리 늘 그 앞에 서서 지키고 있다. 그것은 책에서 볼 수 있듯이 비단 그리스 신화뿐만이 아니다. 로마의 신화를 살펴봐도, 인도의 신화를 살펴봐도 그렇다. 과연 이 개는 어디서부터 나왔을까? 
이 개는 애초에 지옥문을 지키는 개는 아니었다. 천국의 문을 지키는 개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그가 지옥문을 지키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사람들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이 책은 케로베로스의 특성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살펴봄으로써 내세에 대한 인간들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천국이든 지옥이든 그 문을 지키는 개는 들어가는 영혼들을 건드리지 않지만 나오려는 영혼들은 어김없이 물어 죽이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죽음이 한쪽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배자를 대변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모리스 블룸필드Maurice Bloomfield(1855~1928)
미국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산스크리트어 및 비교문헌학과 교수를 역임한 고전문헌학자 겸 비교신화학자이자 아베스타학의 최고권위자이다.
 
안젤로 데 구베르나티스Angelo de Gubernatis(1840~1913)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 대학교와 로마의 라스피엔차La Spienza 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민속학자, 문학역사학자, 동양학자, 신화학자인 동시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네 차례나 추천된 작가이다.
 
아서 페어뱅크스Arthur Fairbanks(1864~1944)
미국 아이오와Iowa 대학교와 미시건Michigan 대학교의 그리스 고고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미국 3대 미술관 중 한 곳으로 유명한 보스턴 미술관 관장을 역임(1908~1925)하여 많은 업적을 남긴 예술역사학자이다.
 
아서 레슬리 키스Arthur Leslie Keith(1874~1942)
미국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립대학교에서 라틴어, 그리스어, 예술역사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며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쌓았다고 평가받은 역사학자 겸 고전학자이다.
 
역자
김성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헤겔의 변증법적 이성과 인정투쟁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서구 자본주의 욕망에 대한 제3세계의 강박적 욕망과 그 전망」 같은 논문들과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그래서 누가 더 많이 돌았는가?」, 「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왜 쓸쓸했는가?」, 「적대적 비판에 대한 고독한 냉소」 같은 메타비평들을 썼고, 『유한계급론』, 『자유주의의 본질』, 『테네시 윌리엄스』, 『바바리안의 유럽 침략』, 『군중심리』, 『군중행동』, 『니체 자서전: 나의 여동생과 나』,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자들의 공동체』, 『자살클럽』, 『자본주의와 노예제도』, 『니체 귀족적 급진주의』, 『낙관하지 않는 희망』, 『쇼펜하우어 평전』, 『문학 이벤트』, 『터부, 주술, 정령들』 등의 책들을 번역했다.


    망혼들의 거처가 지옥에서 천상으로 변하면 케르베로스 종족 두 마리도 지옥에서 천상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당연한 변동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변동을 뒷받침할 증거를 구태여 제시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유태교 율법해설서 겸 전설집 『탈무드Talmud』에 비견되는 힌두교 베다 해설집 『브라마나Brahmana』에 수록된 어느 전설도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천상에는 개 두 마리가 있는데, 그 개들은 야마의 개들이다.”
    64쪽
     
     
     ‘하늘을 가로질러 운행하는 이중성을 띤 해와 달이 지옥사냥개 두 마리로 발달하는 단계들’은 ‘아버지 제우스 즉 “아버지 하늘”이 엉뚱한 장난을 일삼고 연애행각을 벌이며 도심을 누비는 귀족신사처럼 쾌활한 조우브로 발달하는 단계들’ 못지않게 명확하다. 그런 발달단계들을 거꾸로 되짚어보는 사람은 ‘힌두교 신자들이 처음에는 개 두 마리를 상상했고 마지막에야 그 개들을 해와 달과 동일시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렇게 추측하는 과정은 발원지로 역류하는 강물을 상상하는 과정만큼이나 쉽고 자연스럽다.
    88쪽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민첩성뿐 아니라 강한 치악력齒握力도 신화에 나오는 개의 현저한 특성이다. 케르베로스는 적들을 물어뜯어 갈가리 찢어버리는 막강한 치악력을 자랑한다. 러시아 설화들에 나오는 개는 영웅의 맹수이고 늑대, 곰, 사자와 협력한다. 민간설화에서는 흉포한 사자들과 포악한 개들이 괴물서식지의 입구를 지킨다.
    119쪽
     
    고대 그리스인들의 내생관념은 종교적 신념과 자유분방한 상상의 중간쯤에서 작동했다. 망자들은 초자연적 존재들, 거추장스러운 육체를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들, 신들처럼 숭상되어야 할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죽음은 모든 면에 비통한 어떤 것이었으므로 망인들이 올림포스 신들의 행복한 삶을 공유하는 존재들로서 묘사될 수는 없었다. 그런 망인들의 내생을 묘사하려고 애쓰던 고대인들의 상상력이 입수한 실마리는 고작 몇 건에 불과했다. 내생은 현생의 후속편이고, 현생의 가족관계들과 애정관계들은 내생에도 계속 잔존하며, 현생의 (오리온 같은) 막강한 사냥꾼은 내생에서도 사냥을 계속하고 현생의 의사는 내생에서도 진료를 계속할뿐더러 심지어 망령들을 사냥해야 하고 진료해야 할지라도 계속 그리한다고 믿겼다.
    143쪽
     
    하데스라는 이름은 “눈에 보일 수 없는”을 뜻했다. 그의 궁궐은 워낙 거대해서 현세를 떠나 그곳으로 오는 모든 인류의 망혼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다. 궁궐의 대문은 넓었고 언제나 열려있어서 누구나 궁궐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궐문을 지나 궐내로 일단 들어선 자는 결코 나갈 수 없었다. 왜냐면 궐문을 지키는 살벌한 맹견 삼두 케르베로스가 아무도 궁궐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문지기개 “야니토르”가 이따금 케르베로스를 대신하기도 했다.
    155-156쪽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하세계는 실재하며 지하세계의 모든 것은 사실상 인간의 생활세계와 완벽하게 분리되어있다’고 믿은 자신들의 신념을 바로 이런 영웅담들로 구성된 신화들에 담아서 시적으로 표현했다.
    177쪽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제6권에서 표현된 철학적 관념들의 모순들은 여태껏 이따금 주목받았다. 그러나 어떤 합리적 원칙도 그런 모순들을 해명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런 모순들 중에 몇몇은 확연하다. 예컨대, 우리는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에 묘사된 하데스의 중립지대에서 망혼들이 재판을 받는다는 대목만 발견할 수 있고 유죄판결이나 무죄판결을 받은 망혼들에게 내려진 어떤 처분도 발견할 수 없다. 우리는 망혼들의 이동과정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망혼들은, 마치 전혀 이동하지 않는 듯이, 타르타로스와 엘뤼시움이라는 두 처소에만 고정되어 붙박인다.
    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