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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의 발레 인사이트 – 로맨틱발레에서 현대 발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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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김순정의 발레 인사이트 – 로맨틱발레에서 현대 발레까지
저자 김순정 지음
출판사 써네스트
정가 15,000원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사양 184쪽 | 150*210*13mm
ISBN 979-11-90631-07-5 (93680)


책의 개요


이 책은 오랫동안 발레와 인연을 맺고 있는 성신여대 김순정 교수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하여 무대에서의 발레와 이론으로서의 발레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여러가지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전문가들에게는 개개 작품의 역사와 의미를 살펴보는 도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초보자와 애호가들에게는 통사적으로 세계 발레와 한국 발레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발레에 대한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김순정의 발레 인사이트》의 내용과 구성



70이 넘는 나이에도 춤을 추었고, 눈을 감는 순간에도 춤만 생각하였던 영원한 발레의 프리마돈나 마야 플리세츠카야를 존경하는 성신여대 교수 김순정은 지금도 열정적으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통해 가르치면서도 안무를 하고 춤을 춘다.


저자의 발레작품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경험은 한국에서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은 발레리나가 본 발레를 책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작품의 줄거리를 건조하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작품의 특성과 탄생 배경 등 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것은 저자가 경험한 것도 있고, 자료를 통해서 정리한 내용들도 있다.


저자는 50년이 넘도록 발레와 함께 생활을 하였고, 어렸을 때에는 ‘발레를 위한 삶’을 시작으로 현재는 ‘삶을 위한 발레’를 생활화하고 있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발레작품들과 무대에 대한 기록을 작은 책으로 편집했다.

이 책에는 찾아보기 힘든 귀한 발레 사진들과 함께 발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 서문

내 삶에서 처음으로 감동을 받은 춤은 발레가 아닌 궁중무용이었습니다. 기억에도 흐릿한 흑백 TV에서 본 궁중무용 ‘포구락’. 유희본능을 자극하는 춤과 움직임, 연극적 장치에 어린 나는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저게 뭘까?' 궁금했지요. 얼마 뒤에는 코미디언 곽규석과 가수 이금희가 나와 노래하고 춤추는, 뮤지컬 〈신데렐라〉를 보고 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노래하는 모습에 아마 해방감을 느꼈나 봅니다. 어느 날 남산에 새로 생긴 어린이 회관에 갔는데 어머니가 무용실 회원권을 끊어 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포즈가 예사롭지 않고 음악이 흘러나오면 즉흥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눈여겨 봐오셨다고 합니다. 13층에 있는 무용실에서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을 동시에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발레를 처음 만나는 순간, 발레는 내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방법과 매너가 다른 무용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고 무엇보다 피아노 반주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시작하고 3개월째인 12, 어린이회관 무지개극장에서 첫 공연을 하였으니 1970년에 무용을 시작해 2020년이 될 때까지 감사하게도 50여년을 무대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김순정의 발레 인사이트》가 출간되는 것은 나에게 큰 기쁨입니다. 여기에 실린 25편의 발레작품은 작품연구이기도 하지만 삶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발레와 삶 어느 것도 녹록치 않았기에 부족하지만 솔직하게 이런 글을 쓸 용기가 났는지 모릅니다. 발레와 함께 살아오는 동안 인생의 목표는 ‘발레를 위한 삶’에서 ‘삶을 위한 발레’로 바뀌어 왔습니다. 내가 만났던 수많은 발레작품들은 무대에서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연인처럼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고 때론 심각하게 질문하였으며 생각지도 못하던 답을 알려주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작품을 만들면서 고민하던 것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동시에 배우는 학생의 자세로 지금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사회와 예술 전반에 대해 알고자 노력한 흔적이기도 합니다.

1999년 러시아 유학을 가서 모스크바의 중고서점을 둘러보고는 큰 충격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예술가들의 저술도 많아서였지만 발레와 관련된 저술의 방대함에 기가 눌려버렸습니다.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면 모조리 기록으로 남기는 문화는 특히 놀라웠습니다. 소련 시절 출판된 발레사전에서 스승이신 임성남 선생님에 관한 기록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국립발레단 설립부터 30년을 이끌었던 임성남 선생님에 관한 역사를 젊은 무용학도나 무용가들조차 잘 모르는 우리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요즘은 발레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내가 어릴 때에는 읽고 싶어도 읽을 책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대학, 대학원 시절에는 한정되긴 했지만 국내에 수입된 몇 권의 원서를 어렵사리 구해 읽거나 외국에 나가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필요한 책들을 구해 읽었습니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을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예술가들의 진솔하고 생생한 육성이 담긴 글을 무척이나 찾아서 읽고 싶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내 경험에서 얻은 것들도 함께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4년에 걸쳐 서울문화투데이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분류하고 지금 시점에 맞도록 수정보완을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로맨틱 발레부터, 고전발레, 현대발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한국 창작발레 시도를 위한 1980년대 국립발레단의 작품까지 다루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요즈음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발레가 지니는 가치는 더욱 새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발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무용수가 아니어도 발레를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현대의 발레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전작품들도 새로운 감각으로 재창조되어 세계 각국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안무가들을 통해 발레의 경계가 과연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창의적인 예술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통이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오래 될수록 빛을 발하는 보물과도 같은 발레 예술의 세계로 즐겁게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했지만 마음과 달리 부족함만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내 영혼에서 흘러넘치는 발레에 대한 사랑만은 많은 분들의 마음에 가 닿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한국에 〈돈키호테〉 같은 본격적인 러시아 발레가 상륙한 것은 1990년 한·러수교가 이루어진 이후의 일이다. 당시 국립발레단장 임성남(1929~2002)은 그해 러시아를 방문하여 한-러 발레교류를 위한 의견을 전달한 바 있었고 윤탁 국립극장장의 초청에 의해 1991 4월말, 볼쇼이발레단의 연출가 겸 지도자로서 마리나 칸드라체바(1934~ )부부가 내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1991 6 13일부터 17일까지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제67회 정기공연으로 역사적인 〈돈키호테〉 전막(全幕)을 올리게 되었다.

    64-95

     

    균형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역동적으로 외부환경과 맞춰 나갈 때 이룰 수 있다. 스스로의 움직임과 노력을 멈추는 순간 균형도 깨진다. 발레동작 훼떼Fouette처럼 팽이가 힘차게 돌 때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원심력에 의해서도 돌아가지만 외부의 자극(채찍)이 가해지면 놀랄 만큼 빠르게 돌며 몸의 중심축이 바로 서게 된다.

    79

     

    발레는 아름다운 형태만을 만드는 예술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군상이 그려내는 희로애락은 물론 꿈을 보여주고 나아가 사람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음미할 수 있게 해주는 예술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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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생각이 변화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게 된다. 국립발레단 25주년 기념공연 〈노틀담의 꼽추〉를 상연한 1987, 일본의 이시다 다네오를 안무가로 초청했다. 그리고 〈노틀담의 꼽추〉의 주인공 에스메랄다를 맡은 나는 대혼란을 겪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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