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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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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도서명 제로니모 자서전
저자 제로니모 지음 | 최준석 옮김
출판사 우물이있는집
정가 10,000원
발행일 2004년 05월 03일
사양 271쪽 | 347g
ISBN 9788989824268

인디언들 중에서 아파치족이 가장 잔인하고 호전적인 인디언으로 손꼽히게 된 이유는 바로 제로니모 때문이다. 그는 미국인들에게는 흉악한 살인자였지만, 인디언의 눈으로 보면 위대한 전사이며 지혜로운 지도자였다. 그의 용맹성은 백인들에게조차 하나의 신화로 남아있다. 미국인들에게는 "최악의 인디언"이었지만 인디언들에게는 용맹의 상징이었다. 이 책은 미국인들에 의해 씌어진 책이 아니라 인디언이 직접 구술한 책이라는 점에서 인디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 제로니모

미국에 최후까지 저항했던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도자이다. 그는 아파치족의 전쟁추장으로서 십여 년 이상이나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일대에서 미군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1886년 9월 4일 그가 넬슨 마일스 장군에게 투항함으로써, 미국 정부와 아메리카 인디언의 전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 정부는 그와 그의 부족민들을 주거지역으로 강제 이송시켰고, 그들은 다시는 고향 땅을 밟을 수 없었다. 아파치 최후의 전사인 그는 1909년 2월 17일 오클라호마의 실 요새 주거지역에서 전쟁포로의 신분으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최준석

1947년 충남 대덕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서원대 교수를 지냈으며 2004년 현재는 전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서로는『나를 운디드 니에 묻어주오』『판초빌라 전기』 등이 있다.

    인디언 지도자에게 직접 듣는 항전 이야기

    최근 인디언 관련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은 미국인들에 의해 쓰여진 것이다. 특히 백인들에 대한 인디언의 수난과 저항으로 점철된 서부개척시대에 대한 모든 자료와 정보는 백인들에게 독점되어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인디언들은 본래 문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이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백인들의 문명을 받아들인 후다.
    이 책도 제로니모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쓴 것은 아니다. 그 역시 문자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인 S.M. 바렛이 제로니모의 말을 받아적은 것이다. 즉 구술된 책이다(대필이 아니다. 제로니모가 구술하고 그의 육촌인 아사 다클루기가 통역하고 바렛이 그 말을 가감없이 옮겨적고, 설명이 필요한 곳에 각주를 붙였다.) 구술된 것일망정 서부개척시대 인디언 지도자가 쓴 것으로는 이 책이 유일하다. 미국인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디언에게 직접 이야기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의 주요한 텍스트


    이 책을 번역한 최준석 교수는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의 번역자이다. 그에 따르면 이 책은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보다 수십년 전에 나온 것으로 그 원전이라 할만하다. 인디언이 쓴 기록이 전무한 상태에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의 저자 디 브라운은 이 책을 핵심적인 자료로 삼아 그 객관성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수 많은 백인들의 원성을 샀던 당사자의 육성을 통해 당대의 사건들과 인디언들의 실재적인 모습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존재가 다르면 시각도 다르다. 아무리 우호적인 사람이 쓴 것이라고 해도 미국인이 쓴 것과 인디언이 쓴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디 브라운이 자신의 책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료였다.


    미국의 가장 악질적인 적이자, 인디언 최고의 지도자 제로니모

    제로니모는 미국의 공격에 최후까지 저항했던 인디언 추장으로 그 호전성과 용맹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아파치족 전사였다. 지금도 가장 잔인하고 호전적인 인디언 종족으로 아파치족을 꼽게 된 것은 제로니모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 총알도 그를 꿰뚫을 수 없다는 신화를 만들어냈으며 실제로 십여군데의 총상을 입고도 살아남았다. 미국인들에게 그는 악마의 화신이었지만 인디언들에게 그는 용감하고 지혜로운 지도자였다. 인디언들은 그런 그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냈으며 기꺼이 자신들의 대표라고 여겼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군사용 헬기에 아파치라는 이름을 붙였고, 지금도 공수부대의 낙하병들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제로니모!”라고 소리친다. 제로니모는 비록 적이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용맹성의 상징으로 미국에 국가적으로 수용되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디언 제로니모

    제로니모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디언이자, 국내에도 소설과 영화로 소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자서전이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과 영화에는 아무래도 재미를 위한 허구가 많이 개입되어 있지만, 이 책은 거의 사실과 일치한다. 옛 인디언들은 속임수를 모른다. 인디언들도 자신의 용맹성을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만에 하나 자신의 용맹성을 과장해 이야기하면 주변 동료의 핀잔을 받으며, 그러한 핀잔은 용맹성 보다 수치스러운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글을 통해 제로니모의 성격까지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은 언제나 간결하고 직정적이다. 심지어 분노나 원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에도 과장이나 왜곡이 없다.
    집요한 저항의 화신 제로니모

    미국에 저항한 인디언이 제로니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낯설지 않은 이름이 되어버린 앉은소(시팅불)이나 붉은구름(레드클라우드)은 19세기 후반 인디언 멸족이 진행되던 시기의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한 추장들이었고, 젊은 나이에 일세를 풍미하며 용맹을 떨치고 별처럼 스러져간 미친말(크레이지호스)이나 매부리코 같은 전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제로니모 만큼 백인들의 격분과 증오, 공포를 자아낸 인물은 없었다. 말하자면 제로니모는 백인들에게 악마의 화신 같은 인물이어서 백인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었다.
    다른 인디언들과 제로니모를 구분짓는 것은 공포의 크기였다. 그는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고, 충동적이고 단도직립적이며 본능적이었다. 그는 어떤 조건 하에서도 대담하고 자유롭게 행동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라면 언제나 살인과 약탈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극단까지 저항했으며, 최후의 순간까지 투쟁했다. 그가 다른 전사들과 달랐고, 인디언을 대표하는 전사로 떠오른 것은 이런 집요하고도 철저한 기질 때문이었다.


    제로니모의 삶은 그 자체로 인디언 항쟁사였다

    젊은 시절 멕시코 군대에 의해 자행된 학살에서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어린 딸 셋을 잃은 후 멕시코인들과의 전쟁에 나서게 되고, 그 용맹성을 인정받아 전쟁추장이 되었으며, 미국의 종족말살정책에 대항에 부족과 인디언들의 대표 전사로써 항전을 벌이는 그의 인생역정은 그 자체로 인디언 항전사이다.
    그는 전사가 된 이후 한번도 전선에서 떠나본 적이 없었다. 그의 일련의 항쟁은 인디언의 모진 운명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의 인생이 역사 그 자체라는 점은 그의 항쟁이 끝남과 동시에 인디언의 항쟁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는 점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독자들은 제로니모의 극한투쟁을 통해 그의 잔혹성 보다는 인종 전체를 도살하려는 백인들의 야만성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인디언의 진실과 백인의 거짓

    우리는 태초에 전지전능한 신이 우리에게 내려주신 땅을 다 달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경작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땅만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제로니모를 통해 인디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제로니모의 진술을 통해 한번 맺은 약속(조약)은 반드시 지키는 인디언의 생활방식과, 반대로 약속 어기기를 밥먹듯이 하는 문명인들의 생활방식이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백인들은 일정한 지역의 땅을 인디언을 위해 남겨두어 주거권을 보호하겠다고 여러번 약속했으나 그러한 조약은 번번히 깨졌고, 인디언들에게는 시신 묻을 땅 한뙈기도 허락되지 않았다. 평범한 미국인들조차 인디언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가지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제로니모의 진술이 참고가 될만 하다.

    서부지역으로 파견된 병사와 장교들은 애초부터 인디언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들은 인디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 사실을 결코 정부에 설명하지 않았지만 인디언의 비행은 어김없이 정부에 보고했다. 또한 비열한 백인들이 자행한 수많은 만행들은 워싱턴에 우리 부족이 저지른 짓으로 뒤집어 보고 되었다.

    또한 다음과 같은 바렛의 글은 인디언들이 얼마나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제로니모는 자신이 꺼낸 말에 반드시 책임을 졌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1806년 1월 초에 있었다. 제로니모가 내 서재로 오기로 약속한 어느 날 정한 시간에 통역자 혼자 와서 그가 감기와 열병으로 심하게 앓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늙은 전사가 폐렴에 걸렸을까 걱정이 돼서 다른 날을 정하자고 말하러 온 것이었다.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말을 타고 달려온 통역자는 벽난로 쪽으로 의자를 끌어 당겼다. 자리에 앉아 창문 밖을 내다보던 그는 황급히 일어나 말없이 우리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물체를 가리켰다. 나는 거품을 물고 탈진해 비틀거리는 말을 타고 급히 달려오는 사람이 늙은 추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로니모는 말에서 내려 방안으로 들어오면서 쉰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는 오겠다고 약속을 했소. 그래서 여기 와 있소.”
    나는 이렇게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신의 몸 상태로는 작업을 하면 안 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시 동안 서 있다가 말없이 방에서 나가 지친 말에 올라타 고개를 수그린 채 10마일이나 되는 먼 길을 매서운 북풍을 맞받으며 갔다. 약속을 지킨 것이다.


    전쟁포로가 된 제로니모

    나는 당신에게 투항합니다. 나는 말할 게 별로 없소. 나는 한 때 바람처럼 돌아다녔소.
    이제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이것이 다요.

    미국은 30여명의 아파치 전사들을 잡기 위해 4천명의 기병대를 동원했다. 그것은 당시 미국 전체 기병대의 1/4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크룩 장군은 아파치족만이 제로니모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아파치족 용병까지 동원했다. 도망다니는 데 지친 전사들 때문에 제로니모는 마침내 투항했다.
    전쟁포로가 된 이후 제로니모의 인생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핸다. 제로니모는 기독교로 개종했으며, 자신의 상품성을 안 후 그것을 돈과 맞바꿀 줄 알게 되었다. 정부는 그의 유명세와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상업적으로 이용했으며 심지어 서커스 쇼에 나가 사람들의 눈요기거리가 되게 만들었다. 자신의 상업성을 알게 된 제로니모는 한때 영악한 사업가로 변신했으나 활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술주정뱅이가 되었다. 전사의 비참한 말로는 다음과 같았다.

    제로니모는 1909년 2월 17일 실 요새의 군병원에서 죽었다. 제로니모는 죽기 이삼일 전에 자신이 만든 활을 하나 팔기 위해 로턴으로 갔다. 그는 활을 판 돈으로 술을 마시고 취해 ‘집’으로 돌아오다가 마차에서 떨어졌고, 밤새도록 얼어붙는 비를 맞으며 도로에 누워있었다. 다음날 발견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그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제로니모 자신의 계산으로는 80세 정도였다. 젊은 시절 제로니모는 총알도 그를 꿰뚫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정령의 비전을 보았다. 비록 그의 몸은 십여 군데의 총상으로 구멍이 뚫렸지만 예언은 적중했다. 그는 전쟁포로로 죽었다.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의 허락 하에 쓰여진 책

    내가 이야기를 하도록 허락해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이 책은 제로니모의 구술을 옮겨적은 S.M. 바렛이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직접 인터뷰 허락을 받음으로써 발간된 것이다. 전쟁포로의 인터뷰는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렛은 제로니모가 인디언의 대표적 인물이며, 그의 생애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아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그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20년 동안 전쟁포로로 억류당해 있으며 그런 사정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할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은 늙은 인디언 한 명이 있다고 편지를 썼다. 제로니모가 마음대로 자신의 생애를 서술해 발간하도록 허락해주고, 그로 인해 아파치 전쟁포로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바렛에게 그러한 권한을 허락해주겠다는 답신을 보내왔고, 그에 따라 책이 출간될 수 있었다.


    인디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

    이 책에는 인디언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이 잘 드러나 있다. 인디언들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꼭 필요한 만큼만 농작물을 심는다. 그리고 친인척이 죽으면 그 재산은 상속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자식이나 친척이 고인의 죽음을 기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디언들의 생활방식은 재산 때문에 부모도 죽이는 현대문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문자가 없는 인디언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부족의 역사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므로 기억력은 아주 소중한 정신적 특성이 된다. 이 책 역시 그런 그들의 정확한 기억력에 의해 쓰여진 것이다. 또한 아래 제로니모의 말은 인디언들의 고상한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 지상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센(신)은 인간의 모든 부족을 창조했고 각 부족을 창조하는 데 그에 합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유센은 자신이 창조한 모든 부족에게 각기 집을 마련해 주었다. 각 부족을 위해 만들어준 땅에 그 부족의 복지에 가장 좋은 것들을 다 마련해 놓았다.
    아파치족을 창조했을 때도 그는 서부에 아파치의 집을 만들어 주었고, 아파치가 먹을 만큼 곡식과 과일과 사냥감도 베풀어주셨다. 병에 걸리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약초가 자라도록 했다. 약초를 찾고 그것을 약으로 만드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쾌적한 기후가 되게 해주셨고, 옷을 만들고 집을 짓는데 필요한 것들을 손에 넣게 해주셨다.
    태초에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파치와 아파치의 터전은 유센에 의해 창조되었다. 이 두 가지는 서로를 위해 창조되었으며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자신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되면 아파치는 병들거나 죽어버린다. 아파치가 한 명도 없다는 말이 나돌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인가?